봄철 산행의 백미? 아니 분홍미
진달래 핀 산은 분홍빛으로 가득한 동화속 세계에 온듯하다.
올해는 따뜻하고 물이 많아서 인지 꽃이 이르게 폈다.
봄에 핀 꽃들중 진달래 만큼 애환이 서려있는 꽃이 있을까 싶다.
419공원 뒷쪽에 가면 김소월의 시가 적혀 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진달래만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국민 모든 외우는 시가 아닐까 싶다.
소설 <태백산맥>엔 어려운 시절 배가 고파 진달래를 따먹는데 참꽃이 아닌 개꽃을 먹고 죽은 슬픈 얘기가 있다.
어릴적 동네 뒷산에서 친구들과 소꿉장난하고 진달래 따먹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봄날의 꽃들은 예쁘면서도 뭔가 슬프다.
힘들게 핀거 같은데 짧은 시간 예쁘다가 빠르게 져 버려서 일까.
잠깐 즐거웠던 시간들... 붙잡고 싶지만 어쩔수 없는 이별의 순간들이 자꾸만 흩어지는 꽃잎과 겹쳐 보여서 슬프다 ㅜㅜㅜ